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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울다 웃다 거시기에 털 날 영화 '수상한 그녀'

나성에 가면 편지를 보내줘요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가 거리에 퍼진다. 영화를 잘 안보는 사람은 영문을 모를 것이다. 저 노래가 인기를 끄는 까닭을 모를 것이다. 수십 년 전에 나왔던 노래인데 최근 ‘수상한 그녀’라는 영화에 나오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나성은 불란서나 영국 같은 한자식 표현으로, 미국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한자로 표현한 것이다. 국가대표 축구경기 중계방송 자막에 말레이시아를 마련, 인도네시아를 인니 등으로 쓰던 때가 있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영화에 나왔던 노래들을 들으면서 다시 눈가가 촉촉해진다. 


영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노래 ‘하얀나비’가 입에 붙어 안 떨어진다는 사람도 많다. 극장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소리 내서 웃다가 이내 드러내 놓고 우는 그런 영화도 드물 것이다. 상스럽게 우습지도 않고 울어도 비감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젊음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새삼 알았다. 늙은 사람의 마음이 지혜롭고 따뜻하다는 사실을 사뭇 깨닫는다. 젊은 몸에 깃든 노년의 마음이라면 완벽한 인간이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빛나고 굶어죽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고귀한 희생이 뜨겁다.  


미국으로 이민 가는 사람들이 줄을 잇던 때가 있었다. 로스앤젤레스에 가더라도 나를 잊지 말고 편지를 보내달라는 그 노래가 나온 것도 그런 시기였다. 꿈의 나라 미국이었다. 그런데 요즘 방송 오디션프로그램에 재미동포의 자녀들이 부쩍 출연한다. 우승 상금 받으면 엄마 아빠 다시 한국에 와서 살게 해 드리고 싶다는 출연자도 있었다.


미국과 한국이 제 각기 장점이 있는 시대가 되었다. 겨울에는 눈이 아름답고 봄에는 꽃이 아름답다. 젊어서 아름답고 늙어서 지혜로운 그런 영화를 보며 감회에 젖는다. ‘꽃잎이 시들어도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 것을. 서러워 말아요.’              

주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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