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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수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집이 가까이 있지만 입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정왕 4동의 크지 않은 병원이다. 여성용 입원실이었다. 그날따라 소치올림픽 개막식을 볼 거라고 한 밤중까지 티브이가 켜져 있었고 다들 깨어 있었다.
새벽 1시쯤 되었을까. 남자 한 사람이 들어와서 놀랐다. 늦은 밤에 남자가 들어온 것에 대해 신경이 곤두섰다. 저쪽의 환자 병문안을 온 것 같았다. 그런데 좀 있다 보니 그 남자가 환자와 함께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눕는다. 그 입원실은 환자 사이의 칸막이 같은 것이 없다.
이불 속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계속 났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을 보았다. 사람들은 그냥 티브이를 보거나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이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쪽으로 가서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을 했다. 남자가 겸연쩍게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 돌아와서는 혹시 보복을 당하기라도 할까봐 그날 밤에 한숨도 못 잤다. 지금도 생각해 본다.
내가 지나치게 예민했던 것은 아닌지. 다른 환자들이 아무 말 없이 태연하게 있었던 것을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여성전용 입원실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자정 넘은 시간에 환자가 아닌 사람들이 마음대로 출입해도 되는 것인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백세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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