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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스윙보트 (Swing Vote, 2008)

 

"당신의 한 표가 세상의 권력을 결정짓는 마지막 남은 단 한 표라면"

 "관객을 보트렐라(Voterella)로, 그리고 유권자로"

 

 

당신은 길을 가다가 ‘당신의 한 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문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요즘 시쳇말로 ‘흥칫뿡’이다. 매번 선거철만 되면 마르고 닳도록 쓰고 듣는 구호이고, 선거로 인한 변화의 결과는 유권자들 피부에 거의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당신의 한 표가 세상의 권력을 결정짓는 마지막 남은 단 한 표라면, 그리고 앞으로 열흘 동안 후보자에게 유권자들의 모든 걸 요구하고 그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당신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한 표를 행사하게 될 것인가. 이 영화는 그동안 수많은 유권자들의 무감각한 표를 함축시켜 당신의 고귀한 한 표의 위력을 조명한다.

 

 

게으르고 무능하며 책임감도 없이 겨우겨우 하루를 연명해 나가는 주인공 버드(캐빈코스트너). 사회적 약자인 그에게 투표란 그저 귀찮고 삶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 보잘 것 없는 행위일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갑자기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의 권력이 모아졌다. 그리고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그 선택은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이들의 미래와 행복을 결정짓는 선택이었다.

 

후보자들은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의 표를 얻기 위해 그에게 정성껏 공약과 미래를 제시하고 온갖 권력의 부스러기를 내민다. 마지막 한 표를 갖고 있는 주인공 버드는 일순간 보트렐라(Voterella)가 되어 그 권력의 달콤함을 향유한다.

 

영화는 다소 황당하고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을 플롯으로 설정하였다. 그러나 이 황당한 설정이 오히려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투표의 진정한 의미를 더욱 더 확대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그래서 스윙보트(swing vote)는 그동안 투표에 대한 의미부여가 부족했거나 결정을 미루다 투표의 권리를 져버린 관객들에겐 다소 불편함을 갖게 하는 영화이다.

 


“세계의 모든 위대한 문명들은 같은 길을 걸었다. 속박에서 자유로, 자유에서 번영으로, 번영에서 만족으로, 만족에서 무관심으로, 무관심에서 다시 속박으로...” 영화의 주인공 버드의 딸 '몰리'가 세상을 향해 던진 말이다. 오래토록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으로 얻은 소중한 권리는 이제 태만이 가져온 무관심으로 결국 다시 권력의 속박에 살고 있다는 인류 사회에 대한 일갈이다.

 

컨츄리음악을 좋아하는 관객들은 영화의 배경음악에 가끔 귀가 즐겁기도 한 영화. 청취자 한 명을 위해 정성껏 준비하는 라디오 DJ처럼 유권자 단 한 명, 당신을 위해 준비한 영화.

 

• 스윙보트(swing vote): 투표에 무관심한 집단 또는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는 부동층을 일컫는 말이다.

• 보트렐라(Voterella): 투표권을 통해 고귀한 신분을 가진 주인공을 필자가 비유해 만든 합성어 


작성: 2012. 08. 13           제보: srd20@daum.net, 트위터, 페이스북: Rdo20


본 기사는 알권리 충족과 정보공유를 위해 개방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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