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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호랑이 선생님과 이집트 벽화


시흥경찰서 임청빈 경사

어른과 학생, 그리고 다시 어른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며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약 15년 전 필자의 중학교 학생시절에도 학생이 복도에서 담배를 피고, 학교에서 술을 마시고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아이들도 있었으며, 심지어 선생님을 때려서 강제전학을 간 학생도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70․80년대 학교를 표현할 때 좀 논다는 학생들은 커터칼을 씹고 가방 속에 체인을 가지고 다녔으며, 학생들끼리 ‘파’로 나뉘어 주먹다짐을 하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면 2014년 현재의 학교폭력이 그 이전에 비해서 ‘강도’와 ‘세기’면에서 더 폭력적이 되었기에 지금처럼 큰 사회문제로 인식되는 것일까, 집단 따돌림, 왕따, 폭력,, 그 당시에는 과연 없었던 것일까,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누군가는 가해자였으며 누군가는 피해자였을 것이고, 조금만 회상해보면 지금의 학교폭력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일들이 그 당시에도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와 과거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 당시에 소위‘날라리’라고 불리는 노는 학생들도 ‘학생주임’하면 벌벌 떨었고‘담임선생님’이라고 하면 나무라는 말씀을 듣는 ‘시늉’이라도 했으며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는 등 학생에게 금지된 행동을 하면 괜히 죄스러운 마음을 학생 스스로가 가졌다. ‘날라리’에는 ‘호랑이선생님’이라는 무서운 선생님이 학교에 한 분씩은 꼭 계셨고 이 분들의 ‘눈치’를 보면서 나쁜 짓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학교를 보면 ‘호랑이선생님’이 없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잘못된 행동을 나무랄라 치면 핸드폰으로 녹음을 하고 동영상 촬영으로 선생님을 협박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오히려 선생님들이 학생에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영화 '친구'의 한 장면]

그렇다면 지금의 학생들이 왜 선생님을 어려워하지 않는 것일까. ‘선생님’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용어로 쓰이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학생들 보다‘먼저 살아온 사람’이다. 물론 선생님이라 하여 그들이 모두 인격적으로 경지에 오른 성인군자인 것은 아니지만 이는 별론으로 하고, 선생님은 학생보다 어른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그렇다. 지금의 학생들은 어른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는 것이며, 예의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 


학생이 입학하기 전 교육을 받는 곳은 어디일까, 누구나 알고 있듯 ‘가정’이다. 그럼 학교가기 전 어린아이들을 교육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것 또한 누구나 알고 있는 부모님, 바로 어른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교권하락과 학교문제는 가정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상대방에 대한‘존중’과‘배려’라는 인간성의 기초가 되는 가치관을 가르치지 않은데서 기인한다. 


어른의 입시위주의 교육관으로 인해 이러한 가치관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것이 아이들의 인격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회적 문제로 환원되어 다시 어른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물론 경찰관이지만, 근무 외 사복차림으로 개인생활을 할 때 아파트 구석이나 후미진 곳에서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고 있는 학생 무리를 보면 나무라곤 한다. ‘요즘 애들이 무서워서 머라고 하면 덤벼든다.’라는 인식이 우리 어른들에게 만연해있고 그런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못 본체 지나치기도 하고 ‘저런 아이들은 나쁜아이들이야’라며 위안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나무랄 때 아이들의 반응은 항상 같았다. ‘죄송합니다.’ 이것이다. 


아직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정해놓은 것처럼 못되먹지 않았으며, 설사 그런 아이들이라도 우리 어른들이 책임이 있는 것이다. 여전히 그들은 우리의 아들, 딸이며 사회의 미래를 책임 질 재목이며,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희망이다. 


5000년 전 이집트 고대 벽화에는 상형 문자로 이러한 글이 적혀있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 안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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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알권리 충족과 정보공유를 위해 개방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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