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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민저널

1,800억원 사업 시흥배곧서울대병원, 계산기 두드려 볼 때

2014년 2월. 시흥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기숙형대학 유치를 골자로 한 ‘서울대 시흥캠퍼스 협약 동의안’을 놓고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실랑이를 벌였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본회의장이 아닌 의회운영회의장에서 의장 직권상정으로 사업안을 통과시켰다. 이후에도 기숙형대학이 유치되느냐, 안되느냐로 시흥시 정치권 논쟁은 멈추지 않았다.

 

 

28일 시흥시의회 포토 영상 리포트

"서울대 시흥캠퍼스 협약 동의안, 민주당 단독 기습 처리" "의장 '표결결과선포' 놓고 새누리, 민주당 유권해석 달라" "법 해석에 따라 효력정지 가처분 될 수도..." 포토스토리. 사진으로 본 28일 시흥시의회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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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 지난 19년 4월 16일 시흥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에서 시흥시청 관련부서는 "서울대 기숙형대학은 시흥시에 유치되지 않는다"라고 공식적으로 답했다. 10년 만에 진실게임이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에 대해 질문을 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한 달이 조금 지난 5월 30일, 시는 이번에는 서울대학교병원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서울대병원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평행이론처럼 시흥시와 똑같은 조건으로 서울대병원 유치를 추진한 지자체가 있었다. 오산시이다. 오산시는 2008년부터 서울대병원 유치를 시도했다. 당시 사업은 부지를 서울대병원 측에 무상제공하고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시흥시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대 시흥캠퍼스사업과 동일한 방식이었다. 정치권 공약으로 추진된 점도 같았다.

 

하지만 오산시는 2014년 돌연 서울대병원 유치를 포기했다. 서울대병원이 건축비 3000억 원과 연간 300억 원의 적자운영 보존 금액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오산시는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서울대병원 유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고, 사실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해 서울대병원 유치를 포기했다.

 

 

오산시 서울대병원 유치 불발, 시흥시에 옮겨 붙나

"시흥시 서울대사업과 오산시 서울대 병원유치 너무도 닮은 꼴" "서울대 병원 부지와 기반시설도 모자라 운영비 300억까지 요구" 오산시가 2008년부터 추진해 오던 서울대병원 유치가 사실상 불발됐다. 이유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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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시흥시는 어떤 조건일까. 시흥시가 최근 서울대병원 대지 규모를 12만㎡(약 3만6500평) 정도로 짓기로 했다는 협약식에는 어떤 조건으로 체결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에 대한 정보는 지난 11월 행감자료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서울대병원, 당초 서울대에게 대지 7만평에 1,200병상, 지원금 1,000억원 요구”

 

 

서울대병원은 14년 8월 건립 타당성 검토를 시작으로 18년 4월 민간투자사업계획(안) 수립하고 TF팀을 운영하여 같은 해 4월 12일과 17일 2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서울대병원은 서울대 측에 대지 7만평 병상수 1,200개, 지원금액 1,000억원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서울대병원이 요구하는 면적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약 1만 2천평에 500~800병상, 500~800억원의 지원 계획을 세웠다. 이후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측의 중재안으로 대지 2만 8천평, 500~1,200병상, 지원금은 500~800억 원 선으로 사업 가닥이 잡혔다. (19년 5월 발표 약 3만6500평 발표)

 

현재까지 자료를 토대로 살펴보면 서울대병원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총사업비 약 1,800억 원과 그 외에도 500억~1000억원이 지원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라 오산시의 사례를 보듯 병원 운영 중 적자가 날 경우 시흥시가 그 적자금액을 보존 해주어야 하는 조건이 붙을 수 있다.

 

5년 전, 의회에서 몸싸움까지 벌여가며 통과시킨 서울대시흥캠퍼스동의안은 당시 소위 깜깜이 동의안이라는 비판이 일었었다. 동의안에 담긴 사업 내용이 전혀 알려진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깜깜이 동의안은 결국 5년 후 기숙형 대학이 오지 않는 걸로 결정났다. 이제는 대지 규모만 밝힌 서울대병원의 깜깜이 협약안이 나왔다. 또 몇년 후 시민들이 받아 든 깜깜이 협약식에는 무엇이 담겨져 있을지 걱정이다.

 

이미 시흥시는 서울대캠퍼스 조성사업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지금도 각종 프로그램으로 들어가는 예산이 상당하다. 지금까지 그 예산을 들여 얻은 건 무엇일까. 우수갯소리로 서울대사업 덕분에 배곧분양 다 잘 되지 않았느냐,라는 어느 정치인의 소리를 건네 들었다. 진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

 

서울대병원이 시흥시에 유치되었을 때 어떤 이익이 제공될 것이며, 그 이익을 얻기 위해 우리는 얼마의 예산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5년 전, 오산시가 서울대병원 유치를 거부한 건 과연 악수였는지 등에 대해 논의하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모든 사실은 진실의 일부일 뿐이다"

작성: 시흥미디어 대표. 시흥소셜미디어교육연구센터장 김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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