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7/08

(2)
[마을풍경]여덟평 동네미용실 이야기 아파트 상가에 입주해 있는 가게들은 어느 곳이나 대부분 비슷한 업종들이다. 이를테면 2층에는 학원, 1층에는 치킨 맥주집이나 세탁소, 미용실, 아니면 편의점 등. 마치 아파트 상가의 공식처럼 배열되어 있다. 정왕4동 건영2차 아파트 상가에 위치하고 있는 미장원은 이런 자연스런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 한 아파트 상가에 미장원 두 곳이 나란히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동안 말이다. 미장원 하면 떠 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세련된 화장과 머리를 한 젊은 원장이다. 건영2차아파트의 [희망미용실]은 시대가 만들어 준 이 흔한 이미지마저 비껴갔다. 미장원의 원장은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변성하 씨이다. 오전 11시, 8평 남짓한 미용실을 들어서자, 할머니 세 분이 있었다. 누가 손님이고, 주..
[영화소개] 오텁시 제인도(The Autopsy of Jane Doe, 2016) 참혹한 살인으로 온 집안에 사체가 널려 있는 어느 가택, 경찰들이 시신을 넘어 다니며 범인의 흔적을 찾느라 분주하다. 그때 무전기를 통해 상사 경찰에게 호출이 전해진다. 지하실에 모여든 경찰들의 눈에 들어온 건 상반신을 드러낸 채 땅 속에 묻혀있는 젊은 여인의 사체였다.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채로 땅 위에 편안히 누워있는 여인. "이 여자는 누구야?"라고 묻는 한 경찰의 물음에 다른 경찰이 대답한다. 제인도(Jane Doe)라고... 제인도는 신원미상의 여성을 칭하는 이름이다. 오텁시(autopsy)는 부검이란 용어. 이 영화의 제목은 더 오텁시 오브 제인도(The Autopsy of Jane Doe, 2016), 즉 '신원미상 여성사체의 부검'이다. 단지, 여성이라는 단서 하나만 주고 자신의 신원을 ..